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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동구에 살고 싶다.
작성자 성○○○ 작성일 2005-07-08 조회수 3077
안녕하세요.
저는 신한넥스텔 401호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신마비 1급 중증장애인 최용기입니다. 저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95년도에 교통사고로 목뼈가 부러지면서 경추신경(경추3-4)이 크게 손상되어 목 아래로는 전혀 움직일 수가 없는 그래서 밥도 먹여 줘야하는 전신마비 중증장애인이 되었습니다. 30년을 비장애인으로 건강하게 살았으나 하루아침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중증장애인이 되어서는 집안에서만 살았습니다. 더구나 가족 외에는 도와줄 사람이 없었고 또 가족 외에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도 부담이었기 때문에 집안에서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들이 서서히 지쳐가고 서로의 존재가 부담이 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럴 무렵 저는 어쩔 수 없이 수용시설과 죽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우리사회 중증 재가 장애인이 그러하듯이 여전히 저 또한 가족들에게는 짐스러운 존재였고 이런 자신이 부담스러웠습니다. 가족들에게 부담을 덜어주고자 자원봉사자를 모았습니다. 한 명의 자원봉사자를 구하기 위해서 수십 통의 전화를 걸어 많은 사람들에게 저의 처지를 설명하고 도움을 갈구해야 하고, 많은 정신적 에너지를 소비해야 했습니다. 자원봉사자를 통해서 제가 하고자 하는 일에 쓰여야 할 에너지가 자원봉사자를 구하는데 대부분 쓰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원봉사자의 갑작스런 취소와 잦은 약속 지연으로 인하여 항상 불안한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이렇게 자원봉사자의 도움으로 간신히 생활은 하고 있었지만 제 자신은 떳떳하지 못했습니다. 누군가가 도와주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제가 아닌 당당한 나의 삶의 주체가 되어 살고 싶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저는 2001년 장애인자립생활을 알게 되었고 자립생활센터와 유급도우미를 파견하는 활동보조서비스를 알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활동보조서비스(Personal Assistance Service)란, 혼자서 자신의 신변처리나, 식사, 외출, 이동 등 일상적인 활동이 거의 불가능한 중증장애인들이, 독립적으로 생활하고 지역사회에 차별받지 않고 참여하도록, 가족의 부담과 장애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장애인의 일상적인 활동을, 매일 유료로 보조하는 사회지원서비스입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유감스럽게도 활동보조서비스가 제도화 되지 않아 제도권 안에서 중증장애인의 사회적 권리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으나 현재 저는 활동보조 시범사업으로 지역사회와 동떨어진 수용시설에 살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가족들에게 짐이 되어 살고 있지도 않습니다. 저는 혼자서는 물 한잔 마실 수 없는 전신마비 중증장애인입니다. 그런 제가 수용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현재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활동보조인을 통해서 다양한 일상적 활동을 이루어 나가고 있습니다. 일상생활뿐 아니라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동료상담가와 활동보조인교육, 센터운영 등의 총책임자로 일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든 것들은 활동보조서비스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혼자서는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 수 없는 저 같은 전신마비 중증장애인이 주체적으로 살 아 가며 일까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24시간의 활동보조서비스가 있어야지만 살아갈 수 있습니다. 활동보조인이 없는 시간에는 생명의 위협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활동보조서비스 비용의 대부분이 한시적인 후원이나 개인부담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활동보조서비스는 언제 중단이 될지 알 수 없는 불안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활동보조서비스가 중단된다면 저와 같은 수 많은 중증장애인들은 다시 죽음을 생각하거나 원치 않은 수용시설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저는 지역사회에서 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일을 하여 세금을 내면서 당당하게 살고 싶습니다. 다른 지역이 아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지역사회에서 주민여러분과 함께 살고 싶습니다.

그러하기에 이제 우리 지역사회와 성동구의회가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 모델화 사업으로 활동보조서비스에 대한 이해와 지원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장애인의 문제를 단순히 장애인 당사자와 가족들의 부담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지역사회와 국가가 같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지개 피는 성동’을 외치는 성동구에서 비장애인 뿐만 아니라 장애인도 더불어 함께 살기 좋은 희망과 꿈이 있는 성동구가 되기를 원합니다.
그런 성동을 저희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는 성동구의회와 함께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아니 우리만이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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